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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선수촌과 올림픽훼밀리, 엇갈린 운명

여의도불사조
4주 전 조회 1014

1988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했던 것은 한국을 찾는 세계각지의 선수, 가족, 기자들의 숙소를 확보하는 일이었습니다. 이에 정부는 송파구 방이동에 선수들과 기자들의 숙소를, 문정동에 위원들과 선수 가족들의 숙소를 조성하였습니다.

전자는 후일 올림픽선수기자촌, 후자는 올림픽훼밀리타운으로 불리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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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연도에 지어졌으나 재건축 추진은 선수촌에서 먼저 시작하였습니다. 선수촌은 2019년 정밀안전진단을 신청하였으나 당시 강화된 구조안정성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탈락하였습니다.

이후 훼밀리가 2021년부터 재건축을 본격추진하고 빠른 속도를 강조하며 한팀으로 융합한 반면, 선수촌은 이른바 '창조파(신통기획 방식), 개조파(신통배제 민간방식), 옹호파(1대1재건축 방식)' 논쟁에 수년간 휘말리며 사업이 지연되왔습니다.


그러나 2024년, 올림픽선수촌도 일련의 논쟁과 갈등을 봉합하며 한팀으로 나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신통기획 방식의 올림픽선수촌 재건축 추진단(올재단)으로 뭉치게 되며 점차 속도를 내게 되었고, 금번 10월 진행된 추진위원회 구성 동의서 징구에서는 무려 9일만에 전체 세대 중 50% 이상이 동의서를 제출하며 상전벽해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수촌은 이에 추진위 구성을 마무리 짓고, 내년 상반기까지 정비구역 지정에 전력투구한다는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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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빠른 속도를 강조하던 훼밀리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하였습니다. 신통기획 자문회의에서 일관되지 못한 조치사항들이 나오며 이를 협의하는 과정이 지연된 것입니다. 일례로 단지 내 관통도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초기에는 지하화를 허용하는 분위기였으나 이후 계속된 자문에서 이를 번복하는 등 여러 불운들이 겹치게 되었습니다.

무려 5차 자문까지 진행되는 우여곡절 끝 구역지정을 위한 수권위 상정까지 다가갔으나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보류결정이 나오며 잠깐 숨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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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형제였으나 서로 다른 방향과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선수촌과 훼밀리, 어느 쪽이든 변화시 대한민국 재건축사에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만한 큰 프로젝트입니다. 이제 첫 발을 내딛었지만 그 원대한 여정을 항상 응원하며 조속한 정비구역 지정과 추진주체 구성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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