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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내 진주 재건축이 남긴 교훈: 시공사는 도시정비하는 자를 뽑아야합니다
올해 시공사 선정 중에 가장 드라마틱하게 기억나는 현장을 뽑아보자면 딱 두개가 있습니다. 그 중 하나인 남양주 평내1구역, 남양주 진주아파트 재건축 현장으로 알려진 사업장의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평내1구역 조감도, 본래대로면 2019년 입주했어야하나 현실은...>
평내1구역은 본래 09년 두산건설을 선정했으나 탄현위브제니스 미분양 유탄으로 PF가 나오지 않으며 결별하고, 우여곡절 끝에 2015년 서희건설과의 동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최근 대가성 청탁건으로 먼지나게 털렸던 그 서희이자, 지주택의 본좌로 알려진 서희입니다. 당시 회장님이 무슨 계시몽이라도 받으셨는지 갑자기 재건축을 해보겠다고 최초로 수주한 현장이 평내1구역이었으니 나름의 기대도 있었을 것입니다.
15년 서희를 선정하고 16년부터 이주를 시작하였으니 어연 9년 전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철거를 시작하며 협상에 들어간 공사비 증액이 문제였다. 2019년 당시 398만원이었던 공사비를 서희는 418만원까지 증액을 요구를 하였는데 이 부분에서 서로 갈등이 생기며 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시도하였습니다.
2020년 두산, 대우, 포스코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며 교체절차가 마무리되는듯 하였으나 서희는 '시공자 지위 확인의 소'를 내는 것으로 대응하였고 1심에서 서희가 승소하였습니다. 보통은 승소 후 배상금을 받고 빠지지만 서희는 끝까지 시공권 유지를 고수하였고 결국 평내1구역은 다시끔 서희의 아래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철거과정에서 멈추었던 평내1구역, 지금은 잡초만 무성한 땅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배상금을 안받고, 시공사로 그대로 눌러앉은 서희건설이었지만 조합과의 불편한 관계는 여전하였습니다.
지위 회복 후 또 다시 증액 문제가 조합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22년에는 공사비를 평당 546만원으로 올린 후 23년 착공지연, 설계변경, 법규변경 등을 사유로 들어 총 589만원을 요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418만원에도 격렬히 반발하였던 진주이다보니 서희건설과의 증액 협의는 진전이 안나갔고, 서희는 결국 금융치료를 단행하게 됩니다.
19년 당시 서희와 타절을 하며 금전문제가 급해졌던 조합은, 당시 PF를 받는 재건축 현장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하였던 '브릿지론'을 하나금융투자와 유안타증권으로부터 약 710억 조달하게 되는데 이 이자를 서희가 대납해주고 있었습니다.
당장에 분양도 못하는 조합이 10%에 육박하는 고율의 이자를 낼 능력은 없었고 결국 2024년 대주단은 경매준비를 통보하게 됩니다.까딱하면 '제2의 트리마제' 꼴이 날 수도 있었고, 당시 조합원이 약 350여명이었던 서울숲 지주택의 4배에 가까운 조합원들이 작살날 형국이었습니다. 그러자 경기도가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둔촌주공을 서울시가 살렸듯이, 평내1구역을 살린건 경기도였다>
서울시가 둔촌주공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였듯이, 경기도 역시 평내진주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경기도 산하 분쟁조정위원회가 워낙 물밑으로 진행된 것도 많았기에 전말을 모두 듣지는 못하였지만, 대주단의 경매집행을 늦추고, 시공사교체 과정에서 전처럼 난리를 피우지 못한 배경에는 이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하였을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평내 진주는 사업정상화의 조건, 신임 조합장 선출을 2025년 2월에 성원시키고, 서희건설을 대체할 시공사 구하기를 무려 서희와의 동행을 시작한 9년만인 2025년 8월에 성공하였습니다.
공사비는 평당 645만원으로, 오히려 더 뛰었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조합원들은 처음으로 뭉쳤고 그 진심을 동문건설이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동문건설과 도급계약서 작성 및 업무 정상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고 설계변경을 거쳐 빠르면 내년 착공에 들어갈 수 있을 것까지 예측되는만큼 절망의 수렁에서 진주는 서서히 빠져나오고 있습니다.

<평내1구역과 서희건설의 마침표, 도시정비사업을 너무 몰랐기 때문아닐까>
야심차게 시작한 재건축사업 1호였으나 비극으로 끝난 서희건설의 패착은 이 사업을 너무 몰랐고, 또 눈치를 볼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사업 포트폴리오의 80% 이상이 지역주택조합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공사에게 도시정비사업이란 다른 나라 얘기였습니다. 하물며 재개발과 재건축의 성격도 워낙 다른데, 지역주택조합을 다루듯이 재건축조합을 다루는 것은 결국 파국으로 치닫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혹자는 서희건설이 브릿지론 이자 대납을 끊게 된 계기가 이들이 평내1구역 부지를 접수하여 트리마제처럼 자체시행사업으로 돌리려는 의도였다고 의혹을 제기하나, 이미 강력한 선례가 있었던만큼 이들의 의도가 그러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평내1구역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도시정비사업은 해본 놈이 해야한다'. 둔촌주공의 사태가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먼 길을 돌아왔지만, 결국 올림픽파크포레온으로 탈바꿈한 지금은 누구나 선망하는 초대형 단지가 되었듯이, 도시정비사업은 결국 오래해왔고, 끝까지 같이 갈 수 있는 파트너와 같이 해야함은 명확합니다.
평내1구역이 다시끔 정상화가 되어 가까운 시일 착공과 일반분양 소식을 알려오기를 진심으로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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